몇 년 전부터 창문 단열을 위해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유리 보온재가 각 가정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원래 뽁뽁이는 취급주의를 요하는 제품을 박스에 넣어 포장할 때 사용하는 에어캡이지만, 에어캡이 창문을 통해 유입되는 외부의 찬 공기를 어느 정도 차단시켜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뽁뽁이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누구나 쉽게 시공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창문 고유의 특성인 외부 조망을 저해하며, 사용 기간이 짧은 단점이 있다.
이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 판 적용 반영구 저비용 고효율 특징
덧댐 창호 · 방풍재 개발 ... ‘뽁뽁이’ 단점 보완 눈길
‘덧댐 창호’로 불리는 이 기술은 기존 창호를 교체하지 않고 외부 조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부착할 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판을 적용한 기술로 실내 유리 표면온도를 높여 에너지손실과 쾌적감 저하, 결로 발생 등을 줄일 수 있는 반영구적 저비용 고효율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난 9월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주관기관으로 한 ‘주거복지 구현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 향상 기술 개발’ 연구단 과제 중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최경석 연구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90% 이상 생활환경 조건 대응 결로방지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다.
이 연구에서는 덧댐창호와 함께 창문의 틈새 바람을 방지해 기밀성능을 높일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기술인 방풍재도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방풍재는 에너지 손실 저감은 물론 쾌적감 향상, 결로와 소음 발생 등의 문제들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결로방지 기술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 향상 기술이란 소음, 실내공기질, 결로, 누수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착되는 여러 문제를 다각적, 통합적으로 해결해 주거복지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제도, 기준·표준 등의 공적 지원 체계와 각종 요소기술을 말한다.
따라서 ‘주거복지 구현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 향상 기술 개발’ 연구단 연구단은 공동주택의 소음진동, 실내 공기질, 결로, 누수 등 생활밀착형 문제 해결 기술을 개발하고 통합 보급함으로써 주거복지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과 정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연구단은 소음진동 방지 기술을 비롯해, 실내공기질 향상 기술, 결로 방지 기술, 누수 방지 기술 등 세부과제별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 건설연에서 진행하고 있는 90% 이상 생활환경 조건 대응 결로방지 기술개발 부문에서는 결로 방지를 위한 국가 차원의 성능기준과 평가표준 마련 연구와 함께 설계·시공과 보수·운전 가이드라인, 각종 요소기술과 국산 결로 방지 성능해석 S/W 개발과 실증을 통한 타당성 검증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최 박사팀은 이 연구와 더불어 패시브 하우스 수준의 그린 공동주택 선도 모델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청담 래미안 그린 리모델링 프로젝트
지난 2009년 ‘그린 투머로우’ 개관으로 국내최초로 Zero Energy, Zero Emission의 에너지 세이빙 기술모델을 정립한 삼성물산은 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국가 녹색성장정책을 리드하고 리모델링과 일반 아파트의 그린 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청담 래미안 그린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국내 최고수준의 에너지 세이빙 공동주택을 완성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건설연에서 개발한 초고단열 벽체의 외피단열 기술과 삼성의 그린 기술을 집약, 지금까지 단독주택과 실험주택을 통해서만 구현된 패시브 하우스를 공동주택에서 실현 가능토록 만들었다.
특히, 열손실이 컸던 기존 공동주택의 단열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열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단열을 하는 외단열 시스템을 아파트 동 전체에 적용했다.
이러한 외단열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술인 PAS(Panel Approach System) 외단열 시스템은 기존 아파트 단열재보다 10배 이상 단열성능이 높지만, 두께는 1/10에 불과해 가정용 냉장고, 냉동 창고 등 특수목적으로만 사용되어 왔던 진공단열재가 적용됐다.
또한, 단열성능 극대화를 위해 내부에서 사용하는 단열재인 비드법 2종 1호보다 열성능이 40% 향상된 경질 우레탄을 외부에 150mm 시공, 패시브 하우스의 단열기준을 상회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에너지 성능향상을 위해 실내에서 외기와 직접 면해 결로와 에너지 손실이 컸던 대피 공간과 실외기실 철재 도어 내부에 진공단열재를 넣어 만든 초고단열 방화문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급탕 설비 등 액티브 에너지 세이빙 기술을 적용, 공용부 시설에 사용이 가능토록 설계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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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된 크기로 아파트 ‘맞춤 생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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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석 연구위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최경석 연구위원은 “덧댐창호 기술은 기존 창호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생활밀착형 기술로 기존의 뽁뽁이 기술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밝히며, “특히, 이 기술은 표준화된 크기로 생산이 가능해 동일한 창호 사이즈를 갖는 아파트의 경우 맞춤생산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덧댐창호의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와 유리 사이에 1~2mm 정도의 공기층을 생성 표면 온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개발된 방풍재 기술과 관련, 최 박사는 “창 틈새를 통해 유입되는 외부 공기를 막아 창호의 기밀성을 높여주는 기술로 탈부착이 용이하다”고 소개하며, “바람과 빗물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외부 공기 유입 차단율이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바람은 물론 먼지와 소음까지도 차단시킬 수 있는 반영구적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 두 기술은 가정 내에서 손쉽게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제품이다.
한편, 최 박사팀은 최근 적정기술 보급 사업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 박사는 “올해부터 현지화 사업을 통해 손쉽게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건설연 보유 기술들을 현지 기업에 전수하고 있다”고 밝히며, “내년부터는 몽골의 열약한 학교를 대상으로 한 그린리모델링 시범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