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내에 지하와 지상 공간에 배치되는 실제 홍수방어 인프라 구조와 운영 조건을 실 규모로 재현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이 구축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실험장은 단순한 실험 인프라를 넘어 실측 기반 성능평가부터 회복탄력성 분석, 모니터링 체계 구축, 모델 검증, 설계·정책 개선, 기술 실증 및 인력 교육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실험장은 단순한 실험시설을 넘어, 도시홍수 대웅 인프라의 성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실제 정책 및 설계기준 개선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제공하는 도시흥수 연구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기반 ‘방어 능력’ ‘회복탄력성 평가’ 까지
강우·수문 개도율 단계적 ‘제어’ 다양한 도시홍수 시나리오 실험
향후 Blue-Green-Grey 인프라 기술 개발 시험대 역할도 수행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도시 지역의 경우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 증거와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강우 강도 등으로 관내 압력 상승을 비롯한 역류, 월류, 맨홀 상부 이탈 및 도로 침수와 같은 다양한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도시배수 시설은 과거 통계 강우 및 경험적 설계에 기반하고 있어, 증가하는 강우 강도와 변화된 도시 지형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있는 실정이다.
또한, 도시배수시스템은 지상 유출-빗물받이-관거-맨홀-하류 배수 구조물이 상호 작용하는 고도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실제 관내에서 발생하는 압력 변화와 수위 상승, 와류 및 난류 거동은 지하 구조물 특성상 실시간 계측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SWMM, InfoWorks ICM, Iber 등 1D·2D 수치모델 기반의 분석 연구도 도시홍수 특유의 비선형 거동인 역류, 맨홀 이탈, 관내 압력 급등 등을 완전히 재현하기에는 실측 기반 검증 자료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균일한 강우 조건과 실내 환경을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실제 도시 홍수의 공간적 강우 변동성이나 하류 배수조건 변화에 따른 관내 수리 변화 등을 완전히 실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 아래 ‘Blue-Green-Grey 인프라의 도시흥수 방어능력·회복탄력성 평가기술 개발 연구 과제를 진행하며 이 같은 한계 극복에 나섰다.
이 연구에서 정의하고 있는 ‘Blue’ 인프라는 자연하천이나 우수관, 하수관, 측구수로 등의 강우가 유입되는 시설이며, ‘Green’ 인프라는 홍수조절지, 저류지 등의 물, 토지, 식생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 ‘녹색’ 기반시설이다.
‘Grey’ 인프라는 지하 저류조, 대심도 터널, 배수 펌프시설 등 기존의 강재, 콘크리트 등을 이용한 도심지 ‘회색’ 기반시설을 의미한다.
이 과제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활용 데이터 기반 홍수방어 인프라의 도시홍수 방어능력·회복탄력성 평가기술 개발을 목표로, 크게 6개 기술 분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현재 연구진은 홍수방어 인프라의 방어능력 평가기술 개발 연구를 비롯해 홍수방어 인프라의 도시홍수 대응능력 평가를 위한 모니터링 기술 개발 연구, 홍수방어 인프라별 모니터링 기술 검증 및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또한, 홍수방어 인프라의 회복탄력성 평가기술 개발, 회복탄력성을 고려한 홍수방어 인프라 관련 제도개선 방안 마련과 함께 홍수 방어기작에 따른 시설물별 침수방어 및 회복 성능곡선 기술들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도시흥수 방어능력 평가에 필요한 정밀한 실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물리 실험 인프라인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을 구축했다.
도시흥수 파일럿 실험장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은 실제 도시 배수 체계와 동일하게 지하와 지상 공간에 배치되는 홍수방어 인프라의 구조와 운영 조건을 실 규모로 재현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통합 실험 인프라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기반으로 한 홍수방어 인프라의 방어능력 및 회복탄력성 평가기술 개발을 위해 구축됐다.
즉, 실제 도시 배수체계 요소인 저류지-빗물받이-우수관-맨홀―하류 수문―저류조를 실 규모에 가깝게 재현한 시설로, 강우·유입 유량·수문 개도율을 단계적으로 제어해 다양한 도시홍수 시나리오를 실험할 수 있다.
기존의 현장 배수시설은 관내 압력, 난류 거동, 부분 폐색, 역류 등 비정상 수리현상을 실시간으로 계측하기 어려워 정확한 성능평가와 모델 검증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이 실험장은 안정적이고, 반복 가능한 실험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각 방어 인프라별 특성을 반영한 모니터링시스템 구축은 물론, 다양한 시설 간 상호작용을 고려한 통합 모니터링 관측망 설계 및 운영 가이드라인 개발까지 가능하다.
특히,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홍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설별 기능 저하와 회복 과정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홍수방어 인프라의 회복탄력성을 실측 기반으로 분석·예측할 수 있다.
또한, 유량, 수위, 압력, 월류량, 배수효율 등의 고해상도 자료를 시간 축에 따라 계측, 시설 기능이 감소하는 시점, 최소 성능에 도달하는 시간, 홍수 종료 이후 회복되는 속도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 회복탄력성 평가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다양한 유입조건, 폐색 조건, 수문 운영조건을 조합한 실험도 가능해 시설별 운영 전략과 홍수대웅 절차에 따른 성능 변화를 비교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침수 회복 성능곡선을 도출, 인프라별 취약성과 운영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
파일럿 실험장에서 확보된 실측 자료는 기존의 수치 모델인 SWMM, InfoWorks ICM, Iber 등을 보장·검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모델의 신뢰도를 높일 경우 지자체 및 설계기관에서 수행하는 침수예측, 관망해석, 우수관거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향후 Blue-Green-Grey 인프라 기술 개발의 시험대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실험장 구조를 기반으로 침투시설, 녹지기반시설, 도시 저류시설 등 다양한 친환경 인프라 (Green/Blue)를 추가적으로 배치해 복합 인프라의 홍수 저감 효과를 실험적·정량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는 도시흥수 대웅을 개별 시설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기반해법(NbS)과 기존 회색 인프라를 통합한 하이브리드형 홍수관리 전략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지자체·운영기관·공무원·기술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도시침수 대응 교육 훈련 플랫폼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실제와 유사한 규모의 배수시설에서 여류·막힘·월류 등 다양한 비상 상황을 안전하게 모의할 수 있어 현장 대웅 인력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신기술 및 신재료의 성능검증, 첨단 모니터링 장비 시험, 유지관리 장비의 실사용성 평가 등 산업적 활용도 가능해 기술 실용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인 / 터 / 뷰
수치해석 수리모형실험 한계 극복
도시홍수 과정 ‘실물 규모로’ 재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정상화 하천실험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 수치해석이나 수리모형실험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실규모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을 구축해 홍수가 발생할 경우 빗물받이를 비롯한 맨홀, 우수관로, 배수펌프장, 지하저류시설, 홍수조절지 등에서 실제 현상에 가장 근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 구축과 이를 활용한 실증 데이터 확보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정 센터장은 “그동안 연구를 통해 총 4대의 펌프로 초당 2㎥ 규모의 유량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제 도로, 빗물받이, 우수관거, 배수 펌프차, 지하 저류조 등에서 일어나는 도시홍수 과정을 실물 규모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단국대학교 연구팀과 저조도 및 퇴적물이 혼재돼 있는 지하 우수관 내부에서도 수심과 유속을 측정할 수 있도록 다분광 카메라와 레이더 수위계 등 첨단 센서 기반 모니터링 기술을 수리모형실험과 연계해 고도화하는 연구에도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빗물받이 형태와 막힘 조건에 의한 배수 효율 실험을 통해 기존 유량 공식을 보완하는 수정식을 제안하는 등 현장과 이론의 격차를 줄이는 실증연구에도 많은 자원을 활용했다.
첨단 모니터링 기술 수리모형실험과 연계 ‘고도화’ 집중
도시침수 ‘연산 속도’ 기존 비 최대 700배 앞당겨 ‘자긍’
이 같은 연구 수행 과정 중 연구진은 예산 삭감이라는 예상할 수 없었던 외부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실규모 실험 인프라를 계획된 기간 내 완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을 기반으로 연구 결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핵심인 만큼 실험장 완공을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인건비를 과감히 감액해 시설 구축에 집중하는 결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참여 기관이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복잡한 지하 시설과 지상 구조물로 구성된 실험장에서 첫 유량 공급을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실험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특히, 건설연 연구팀에서 제안한 횡월류 저류지 유량 산정 기술이 현장 실험을 통해 0.98 이상의 높은 상관계수를 입증하고, Multi-GPU 기반 도시침수 모의 기술이 연산 속도를 기존 대비 최대 700배 앞당기는 결과를 보면서 힘든 과정을 극복한 연구 책임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정 센터장은 “이번 연구의 성과물은 실규모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을 기반으로 도출되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단순히 논문에 머물지 않고, 현장 실무와 의사결정 지원에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도출된 회복탄력적 홍수방어 인프라 설계·운영 매뉴얼을 공유해 도시홍수 방어 시설물 확충 시 평가 지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구축 중인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통해 모니터링 및 실 규모 실험 데이터를 산-학-연 기관에 공유함으로써 기술 고도화와 함께 기술 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어 “특히, 올해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을 개선해 도시홍수 실증센터로 브랜드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종적으로 산-학-연이 공동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신기술 테스트의 핵심 시설로 성장시켜 국가적인 융합 테스트베드로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