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출연연의 자율성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자체 수입을 활용한 자체 정원의 자율적인 운영을 비롯해 인건비 집행계획의 연중 증액 변경, 핵심인재 채용 시 비공모 특별채용 등이 가능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의 ‘R&D 생태계 역동성 및 지식 유동성 활성화’ 추진 방안을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의결, 최종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기술환경의 빠르고 폭넓은 변화에 출연연이 유연하게 대응,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율적 책임경영 체계를 실현하려는 조치다.
이번 방안을 살펴보면, 출연연구기관의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인정되지 않았던 수준까지 기관 운영의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필요한 사람을 제때 충원할 수 있도록 재원 조달 적정성 검토 등 최소한의 요건 하에 자체 정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기관 자체 심사만으로 기간제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된다.
인건비 경직성도 대폭 완화된다. 그동안 매년 초에 정한 인건비 집행계획(실행인건비)은 연 중에 변경하지 않아 기관의 운영을 옭아맨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필요할 경우 인건비 집행계획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증액 조정할 수 있게 된다.
기술료 수입의 인건비 집행 허용 등 출연연이 활용할 수 있는 인건비 재원을 확대, 기관의 인건비 운영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출연금으로 수행하는 연구 사업도 기관장 재량으로 연중 세부 과제 간 예산 조정이 가능토록 개선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환경에 대응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급 과학기술직으로서 출연연 연구자의 지위도 개선한다. 그동안 출연연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돼 왔던 석학 등의 핵심인재 영입이 가능토록 비공모 특별채용과 파격적 대우가 가능한 체계를 만든다. 외부 강의료 상한 기준 등도 대학교수와 동등한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출연연 구성원이 활발한 교류 속에서 창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소통·협력 문화를 내재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난 5월 약 2주간 전 출연연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950명 응답) 결과를 반영,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공동출입증 도입, 출연연 간 경계벽 허물기 등을 추진하고, 다양한 연구자 정기모임, 공동 체육·문화행사 지원도 강화된다.
이와 함께 최근의 기술환경에 대응해 출연연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리는 대표 브랜드로서 국가 임무 중심의 개방형 협력체계인 국가과학기술연구실(이하 NSTL)을 도입한다.
NSTL은 국가적 임무 달성을 위해 산·학·연이 폭넓게 융합·협력하는 체계로, 올해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에서 선발된 협력체계를 NSTL로 지정할 예정이며, 향후 기관출연금 및 수탁사업을 임무 중심으로 재편하고 개방형 협력체계를 구축한 때도 NSTL로 지정할 계획이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획기적 자율성 확대에 상응하는 책임경영의 장치인 동시에 출연연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방향타로서 현재 기관장 평가와 연구사업 평가를 별도로 시행하고 있는 분절적 체계를 전면 개편, 기존 평가는 폐지하고, 오는 2026년부터는 격년 단위 통합점검 단일체계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통합점검 체계는 출연연이 지난 1월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대한 후속 조치와 이번 제도개선으로 대폭 강화된 자율성을 각 기관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선도 기관의 비전에 맞게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분석된다.
과기정통부는 기관별로 임무에 맞는 장기·고난도 연구, 기관 내·외간 협력 등을 수행하는지를 국내외 석학의 피어 리뷰(peer review) 등 질적으로 점검하는 절대평가 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기관의 행정적 부담 최소화를 위해 격년 주기로 실시하고, 점검 우수기관은 차회 점검을 유예하며, 공개된 실적 등을 자동 수집하는 효율화・단순화된 체계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기능을 개선하고 체제를 정비함으로써 출연연의 자율적 책임경영 체계를 뒷받침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리가 아닌 지원·육성 중심으로 연구회의 기관 임무를 재정립하고 출연연에 대한 서비스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문성 제고를 추진한다.
이종호 장관은 “이번이 R&D 생태계를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출연연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나가게 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하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랜 기간 다양한 출연연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이번 정책을 수립한 만큼, 실행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현장의 공감대를 만들어 가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