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C 말뚝의 항타 관입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말뚝의 지지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비접촉식 말뚝 항타 관입량 측정 장치’가 개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장치는 측정 준비 시간이 1∼2분 내에 불과하고, 단순화된 측정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에서의 사용성도 탁월하다.
LH와 공동연구개발 협약 개발기술 실용화 가능성 높여
고정밀 상용화 장치와 비교계측 ‘측정 정확도’ 유사 확인
현재 PHC 말뚝의 시공품질 평가는 정재하시험 혹은 동재하시험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 등의 문제로 전체 말뚝의 1% 이내를 대상으로 수행되고 있다.
나머지 99%의 말뚝은 시항타 혹은 동재하시험로 설정된 항타 관입량을 기준으로 시공품질을 평가하고 있다.
또한, PHC 말뚝의 최종 항타 관입량 측정 시 인력으로 이뤄지고 있어 말뚝 한 본 당 최소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따라서 하루 30본 정도의 PHC 말뚝 설치 시 품질 관리에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재대로 수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종 항타 관입량을 항타공식에 대입해 말뚝 지지력 예측이 가능하지만, 현재의 항타 관입량과 항타 에너지 측정기술 한계로 신뢰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말뚝 품질관리를 위한 항타 관입량 측정이 일반적으로 수기 작업으로 수행되고 있어 측정 신뢰도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기 측정방법은 간단하고 경제적이며, 시공 중에 수시 측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표준화된 장비와 측정방법이 없어 작업자의 습관, 현장의 관습, 작업 환경 등에 따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기록지의 해석 방법, 해석자의 주관 등에 의해 결과의 오차가 발생하고,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작되거나 자료의 보관 문제도 존재한다.
이 같은 측정의 신뢰도와 함께 작업자의 안전성도 현안으로 남아 있다. 인력에 의한 관입량 측정 시 상부 오거에 붙어있는 굵은 점토와 자갈 덩어리, 항타기의 부속물 등의 낙하로 인해 큰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항타기로 인한 사망사고는 총 11건으로, 매년 평균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중대 재해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수기 작업에 따른 정밀도와 작업자의 안정성 확보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접촉식 항타 관입량 측정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러 가지 한계로 인해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타공식을 통한 말뚝 지지력 산정 시 필수적인 항타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 부재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관입량 측정 장치 개발 연구와 함께 이를 활용한 지지력 추정 방법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비접촉식 말뚝 항타 관입량 측정 장치’(KPM, KICT Pile driving Monitor)를 선보였다.
연구내용
‘비접촉식 말뚝 항타 관입량 측정기술 개발’ 연구에서는 광학계 등을 활용한 정밀 변위측정 장치 인프라 구축 연구를 비롯해 실내실험을 통한 정밀 수직 변위측정 장치 검증, 현장 실증 실험을 통한 비접촉 말뚝 항타 최종 관입량과 리바운드량 분석 기술 검증 등의 연구가 이뤄졌다.
‘실시간 말뚝 항타 에너지 측정기술 개발’ 연구에서는 최종 관입량과 리바운드 측정을 통한 타격에너지와 동적지지력 산정 기술, 현장 실증 실험을 통한 동재하시험 지지력 대비 동적지지력 정확도 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PHC 말뚝 지지력 시공품질 자동화 관리 시스템 개발’ 연구에서는 구조물 기초 시공 품질관리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출하는 한편, 최종 관입량 측정을 통한 말뚝 항타기 머신 가이던스 가시화 시스템, 말뚝 지지력 시공품질 자동화 관리 매뉴얼 개발 등의 연구가 진행됐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비접촉식 말뚝 항타 관입량 측정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최대 50m 거리 내에서 측정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 장치는 말뚝 항타 전후 움직임에 따라 반사테이프를 통해 돌아오는 빛의 속도와 측정 거리를 통해 말뚝의 변위를 측정한다. 측정결과는 장치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말뚝에 부착된 반사테이프의 위치는 장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교정할 수 있고, 측정 준비시간은 1분 내외다.
연구팀은 개발 기술의 적용성 검증을 위해 현장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현장 적용성 확인을 위해 실제 항타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에서 개발 장치와 기존 상용장치를 활용해 관입량과 리바운드량 측정값 비교 연구를 진행하고, 기존 상용장치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측정 준비 과정에서 기존 장치의 경우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함으로써 야외 측정 시 준비까지 5∼1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개발 장치는 카메라를 통해 측정 위치에서 바로 교정하는 방식으로 측정 준비시간이 1∼2분 내에 불가해 사용성이 매우 탁월하다.
한편, 연구팀은 LH와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통해 개발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향상시켰다.
연구 결과
연구팀은 고정밀 상용화 장치와 비교계측을 통해 실제 말뚝 현장에서 측정 정확도 측면에서 유사한 성능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측정 준비 시간을 1∼2분 내로 감소시키고 측정 프로그램을 단순화시켜 현장 사용성을 대폭 증가시켰다.
또한, 개발한 관입량 측정 장치를 활용, 관입량과 리바운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수정 Hiley 공식과 동적감쇠계수를 통해 산정한 지지력과 동재하시험을 통해 구한 지지력을 비교한 결과, 비교적 높은 신뢰도로 지지력을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재하시험으로부터 얻은 지지력과 항타공식으로부터 구한 지지력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발생하지만, 항타공식 보정을 통해 말뚝의 지지력 산정 신뢰도도 향상시켰다.
또한, 분석 결과를 통해 비접촉식 관입량 측정 장치를 활용해 현장에서 말뚝의 지지력을 추정할 수 있는 절차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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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타공식 산정 ‘지지력값 정확도’ 상당히 개선될 듯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승환 수석연구원은 “이 연구에서는 비접촉식 항타 관입량 측정과 관련된 선행 연구의 한계를 보완해 정확한 관입량과 리바운드량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인 KP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각 현장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관입량에 따라 변화하는 현장 보정계수 산출 방법을 통해 실제 말뚝의 지지력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제 현장 실험을 통해 개발한 KPM과 지지력 추정 절차를 검증했다.
서 박사는 “실제 현장에서 동재하시험을 통해 얻어진 지지력과 KPM과 동적지지력공식을 통해 추정한 지지력의 정확도는 약 85%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기존 동적지지력 공식의 신뢰도를 향상시켜 현장에서의 활용도도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타 시 말뚝에 전달되는 해머에너지와 함께 말뚝의 관입량과 리바운드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동재하시험으로부터 얻은 신뢰도가 높은 지지력과 비교를 통한 적절한 보정방법을 적용하면, 항타공식으로 산정하는 지지력값의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접촉식 ‘KPM 장치’ 원거리 측정으로 ‘안전’
특히, KPM 장치는 비접촉식 방식으로 원거리 측정을 통해 항타 시 발생하는 안전 문제 해결은 물론 관입량과 리바운드량의 정확한 측정을 통해 지지력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지지력 관점의 시공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 박사는 “실제로 각 현장마다 수행된 동재하시험으로부터 현장 보정 절차가 이뤄질 경우 보다 신뢰성 높은 지지력 추정이 가능하다”며, “연구 결과와 제안한 지지력 추정 절차를 통해 현장 특성이 반영된 보정된 동적항타공식을 적용하면, 동재하시험이 수행되지 않은 말뚝에 대해서도 지지력 개념의 말뚝 시공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서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KPM과 비교 장치 모두 동재하시험의 DMX 값과는 5∼15%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KPM의 추가적인 현장 적용을 통해 측정 정확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